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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상담이 끝났는데 시계는 2시 38분이었다, 부산웨딩페어 가기 전 일정표를 다시 만든 이유

정현 2026-09-11 조회수 11
연락처 : 010-3983-8793
이메일 : ewdjnj@gmail.com

처음 박람회 상담 일정을 짤 때는 빈 시간이 아까웠다.

오후 1시.

오후 2시.

오후 3시.

딱 한 시간씩 나누면 세 곳을 깔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남자친구에게 일정표를 보여줬다.

“이 정도면 효율적이지?”

남자친구도 동의했다.

한 시간이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비슷한 행사를 보러 갔던 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1시 00분

첫 상담 자리에 앉았다.

처음에는 간단한 설명만 듣기로 했다.

직원분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우리도 답했다.

그다음 우리가 궁금했던 걸 물었다.

설명을 듣다 보니 또 질문이 생겼다.

남자친구도 하나 물었다.

나는 옆에서 하나 더 생각났다.

휴대폰 시계를 봤다.

1시 42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이제 슬슬 마무리해야겠다.”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자료를 한번 더 설명해주셨다.

자리에서 일어난 시간.

1시 57분.

우리는 동시에 다음 일정을 떠올렸다.

2시 상담이었다.

남자친구가 말했다.

“바로 가면 되겠네.”

그렇게 뛰듯이 이동했다.

문제는 화장실도 가고 싶었고 물도 마시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2시 03분쯤 다음 장소에 도착했다.

2시 05분

두 번째 상담 시작.

이번에는 빨리 듣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사람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설명을 듣다가 비교하고 싶은 부분이 생겼다.

우리가 앞에서 들었던 내용과 조금 달라 보이는 점도 있었다.

질문이 길어졌다.

남자친구가 중간에 내 휴대폰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시간을 보라는 뜻이었다.

2시 28분.

다음 일정은 3시였다.

나는 괜히 마음이 급해졌다.

설명을 듣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다른 계산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10분 더 듣고 나가면 화장실 5분, 이동 10분...

그러다 중요한 설명 하나를 놓쳤다.

밖에 나오면서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아까 마지막에 뭐라고 했어?”

남자친구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둘 다 다음 시간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2시 상담이 끝난 시간은 2시 38분이었다.

부산웨딩페어를 알아보면서 그날 일정표를 다시 떠올렸다.

한 시간 간격으로 상담을 세 개 넣는 게 겉으로는 깔끔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담 시간만 있는 게 아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

다음 위치로 이동하는 시간.

화장실.

물 한 잔.

둘이 방금 들은 내용을 짧게 이야기할 시간도 필요하다.

이게 전부 빠져 있었다.

그래서 일정표를 다시 만들었다.

처음에는 이렇게였다.

1:00 A

2:00 B

3:00 C

새로운 버전은 조금 달랐다.

1:00 A

1:50~2:20 비움

2:20 B

3:10~3:40 비움

상담 자체보다 빈칸이 눈에 더 잘 보였다.

남자친구가 말했다.

“이러면 많이 못 보잖아.”

맞았다.

대신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부산웨딩페어에 가게 되더라도 하루에 몇 곳을 봤는지 숫자를 채우는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한 곳을 보고 나서 둘이 잠깐 이야기할 시간을 남겨두는 쪽이 더 나았다.

실제로 20분 쉬어봤다

다음에 비슷한 일정이 있었을 때 일부러 상담 사이에 20분을 비웠다.

처음에는 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나오니 20분이 금방 지나갔다.

화장실 한번 다녀왔다.

물을 샀다.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아까 어디가 제일 괜찮았어?”

남자친구가 바로 대답했다.

나는 생각이 달랐다.

5분 정도 서로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질문을 놓쳤다는 것도 발견했다.

휴대폰에 적었다.

다음 상담에서 물어보기.

이 과정이 의외로 도움이 됐다.

바로 다음 상담으로 들어갔다면 아마 이전 내용을 정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부산웨딩페어에서도 이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특히 상담을 여러 개 볼 생각이라면 더 그렇다.

설명을 연속으로 들으면 나중에는 어느 업체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섞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확히 20분을 쉬겠다는 규칙을 만든 건 아니다.

어떤 상담은 빨리 끝날 수도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상담 시작 시간만 너무 붙이지 않는다 정도로 정했다.

적어도 앞 일정이 10분만 길어져도 바로 늦게 되는 시간표는 피하기.

이게 전부다.

며칠 뒤 남자친구가 부산웨딩페어 관련해서 보고 싶은 곳을 몇 개 보내왔다.

나는 자연스럽게 시간부터 계산했다.

한 시간 간격으로 넣으려다가 멈췄다.

남자친구가 물었다.

“왜?”

“중간에 비워두려고.”

“또 쉬는 시간?”

“응.”

이번에는 남자친구도 별말하지 않았다.

전에 2시 38분까지 상담받고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담 사이에 시간을 비우면서 한 가지 규칙을 더 만들었다.

빈 시간에 새로운 상담을 추가하지 않기.

이게 생각보다 중요했다.

현장에서 시간이 조금 남으면 “여기도 잠깐 볼까?” 하고 하나를 더 넣고 싶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결국 처음과 똑같아진다.

부산웨딩페어에 가는 날 우리가 지켜야 할 건 많은 상담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다음 자리에서 마음이 급해지지 않는 것이다.

첫 상담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면 그냥 쉬면 된다.

커피를 마셔도 된다.

사진을 정리해도 된다.

둘이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어도 된다.

빈 시간 자체가 실패는 아니다.

예전에는 일정표에 빈칸이 있으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반대다.

그 빈칸이 있어야 앞에서 들은 이야기가 머릿속에 남는다.

부산웨딩페어 일정표를 만들게 되면 아마 이번에는 숫자가 적게 들어갈 것 같다.

1시.

2시 20분.

3시 40분.

중간중간 아무것도 없는 칸.

남자친구가 그걸 보고 또 말할지도 모른다.

“이 시간에는 뭐 해?”

그때는 그냥 이렇게 대답하려고 한다.

“아무것도 안 해.”

이제 그 시간이 왜 필요한지 둘 다 알고 있으니까.